아무튼, 요가
뉴욕에 사는 요기(yogi)의 이야기 『아무튼, 요가』. 뉴욕에서 얼떨결에 요가를 시작해 점점 진지해진 이야기, 급기야 보통 사람들이 경험하기 힘든 단계의 무아를 경험하고는 이런 경험을 한 데에는 어떤 우주의 뜻이 있는 것은 아닌가, 초능력이 생긴 건 아닌가, 혼란스럽기도 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뉴욕에 도착하면 당장 적응해 취직할 줄 알았는데, 막상 영어학원에 가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시간만 많고 돈이 없어 무엇을 할지 모르겠다는 푸념에 친구가 5불만 내면 되는 요가원이 있으니 한번 가보자고 한다. 요가를 하는 것만으로 행복하지 않았지만 갑자기 뭐라도 하지 않으면 이러다 정말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 밑도 끝도 없이 요가 강사 자격증을 따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뉴욕에 와서 유일하게 꾸준히 하면서 그나마 좀 잘하게 된 것이 요가였기 때문이다. 이후 영어와 엄청난 사투를 벌이는 동시에 비크람 요가, 빈야사 요가, 아쉬탕가 요가, 하타 요가를 수련하기 시작한 저자는 다리 찢기, 비틀기, 머리서기, 핸드 스탠드의 세계로 들어가면서 어렸을 적부터 운동과는 담을 쌓고 살아온 저질 체력이 무색하게 몸을 움직이는 것, 건강한 것, 그런 것들을 계속하고 싶어졌다. 그러다 결국 쿤달리니 요가의 크리야 수련을 하게 되면서 무아의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 저자
- 박상아
- 출판
- 위고
- 출판일
- 2019.05.10
‘아무튼’시리즈를 보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된 결정적인 책이었다. 정착하여 하는 운동 중 하나인 요가에 대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구나 싶어 바로 고르게 되었다.
읽는 동안 작가가 추진력이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전에는 거침없이 치열하게 살아온 듯했다. 정말 최소 비용으로 일본으로 떠나 타국살이를 하고, 막연히 뉴욕에서 살고 싶다는 일념과 일본에서 유학을 성공적으로 마쳤기에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뉴욕으로 떠났다. 나는 그런 작가의 모습이 멋있었다.
이야기의 전개가 될수록 작가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요가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요가원의 잡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첫수업에 긴장하여 실수를 연발하던 모습들. 처음이기에 서툴지만 열심히 하고 싶었던 신입의 모습이었다. 내가 신입으로 들어가 회사 생활을 하던 것이 생각났다. 가만히 앉아있는 것이 죄송해서 무엇이라도 하려고 했고, 초반에 열심히 받아적고 질문도 했지만 실수가 나왔던 신입이라서 할 수 있는 일들. 그 시기가 있어야 성장할 나날이 생긴다는 것. 요가 수업을 처음 시작하던 작가의 모습을 보며 다시 깨달았다. 좋아하고 잘하고 싶어서 기회를 잡으려 노력하는 모습은 지금의 나와 비교가 되는 듯했다. 욕심은 있지만, 노력할 힘조차 없어 가만히 있는 나와는 대조되는 것 같았다.
요가라는 같은 운동을 하고 있지만, 작가와 내가 받아들이는 것이 다른 방향이라 새롭게 바라볼 수 있음을 알게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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