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정신과는 후기를 남기지 않는다>, 전지현

 

정신과는 후기를 남기지 않는다

독립출판물로 처음 출간된 후 입소문을 타면서 일부 독립서점에서 입고와 동시에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던 《정신과는 후기를 남기지 않는다》가 더욱 풍성해진 이야기와 한층 따스해진 위로를 품고 독자들을 다시 찾아왔다. 저자가 지난 8년간 시도 때도 없이 닥쳐오는 우울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친 생생한 분투기이자 7명의 정신과 의사를 만나면서 수없이 좌절하면서도 소소한 희망을 꿈꾸었던 좌충우돌 치료기를 담았다. 첫 아이를 힘겹게 낳고 우울증과의 원치 않았던 만남

저자

전지현

출판

팩토리나인

출판일

2018.12.07

 

마음이 좋지 못한 상태로 회사생활을 마무리한 이래로 마음을 챙기는 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의 수필도 많이 읽으며 위로를 받기도 했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받고 싶었다. (정신과 방문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두려움이 컸다.) 그리고 이 책을 빌릴 당시에는 책보다는 다른 것에 몰두를 하다가 다시 돌아온 터라 가벼운 걸로 시작해야겠다. 싶어 고르게 되었다. 책은 굉장히 얇고 중간중간 그림이 있어서 하루 안에 다 읽었다.

 

작가는 어느날 무기력하고 답답함이 밀려와 일상생활에 힘듦을 느끼게 된다. 용기를 내어 정신과를 방문하고 치료를 시작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담은 내용이다. 우울증을 확진 받은 이후의 작가 주변의 반응도 중간중간에 같이 담겨져있다. 

정신과를 방문하며 겪은 내용들 중에서 내가 느낀 건, 정신과 선생님들이라고 다 친절한 건 아니구나. 아무래도 마음건강을 다루는 과목이다보니 ‘정신과=친절하다.’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작가의 이야기를 보면서 1분 반짝 진료하고 처방전을 주는 경우도 있구나 싶었다. 심도있게 대화를 통해 치료를 해가는 병원도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의 이야기를 보니 약간 씁쓸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작가에게는 자녀가 있었는데, 약기운과 병의 증상 때문에 침대에 누워있는 기간이 길어지면 아이들이 작가의 곁으로 편지나 응원을 해주고 가는 에피소드가 있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에 마음이 찡했다. 내가 읽었던 다른 책의 일부도 비슷한 내용이 있었다. 찾아온 우울증에 아이들이 위로를 해주었다는 이야기. 힘들어하는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주고 싶어하는 예쁜 마음에 나도 덩달아 힘을 받았다.

 

책의 뒷 부분에 정신과를 두려워하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적어놓은 작가의 정리 글이 있다. 비용은 얼마정도 드는지 등 정신과를 가려고 할 때 들 수 있는 보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같은 글이다. 이 글들에 나는 정말 용기가 생겨 정신과에 방문을 하는 것이 그렇지 두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