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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Book] <아무튼, 산> 장보영

by ye0n.09 2024. 9. 5.
 
아무튼, 산
아무튼 시리즈 스물아홉 번째는 산이다. 멈춘 적 없는 일상에서 벗어나려 떠난 지리산 등산, 그렇게 시작된 주말 산행, 퇴사를 불사한 히말라야 트레킹, 산을 더 가까이, 진지하게 대하고 싶어 시작한 산악 잡지 기자 생활 그리고 때로는 100KM씩 산을 내달리는 트레일러닝의 세계까지, ‘과연 산을 매우 사랑하는구나’ 결결이 전해지는 이야기 열세 편을 담았다. 목놓아 울게 만드는 장엄한 풍광과 휘파람 실실 나오는 호젓한 숲속, 이러다 죽겠다 싶은 심장의 박동과 살갗을 어루만지는 바람의 촉감. 산을 올라본 사람이라면 아는 그 뜨거움과 시원함이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 고스란히 전해진다. 또 산은 오르는 것이 아니라 풍경이고 배경으로 족한 이들이라면 무언가를 열렬하게 사랑해본 사람의 마음, 그 에너지가 느껴질 것이다.
저자
장보영
출판
코난북스
출판일
2020.06.15

 

아무튼 시리즈 중에서 고른 , 이전 직장 상사가 등산을 좋아하셨다. 주말에는 등산을 하시고 후기를 들려주시곤 했다. 다른 부서 직원 분과 산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는 보기도 했다. 이후에 대해서 잊고 지내다가 상사가 생각이 나서 무슨 매력으로 좋아하는 걸까 궁금해졌다. 20분 정도 되는 거리는 대중교통 보다 걷는 것을 선호할 정도로 걷는 것을 좋아하지만 등산이라는 것은 '걷기'와는 다른 범주의 행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 그 당시의 상사분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처음부터 산을 좋아한 아니었다. 산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고 했다. 산으로 지리산을 고르게 되었고 카페를 통해 지리산 등산 모임에 들어가 오르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나는 등산이란 하루 안에 2-3시간을 걸려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줄만 알았다. 그래서 지리산이든 한라산이든 하루 안에 끝내는 거라 알고 있었다. 하지만, 침낭과 취사도구 얘기가 나오는 것들 보고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알지 못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뒤로 넘어갈수록 작가의 산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면서 구체화 되고 섬세해지는등산 대한 정보에 신기함을 너머 신비함까지 느껴졌다. 등산에 관한 학교가 있는 또한 새롭게 알게 됐다

 

오랫동안 무언가를 좋아한 사람에게는 그 무언가에 대한 타인의 시선이 달라지는 것을 지켜볼 수 있다. 좋아하니까 그 자리에 계속 머물고 있으니까. 작가는 산에 관한 잡지사에 입사를 하게되고 여러 등산가와 산들을 직업적으로도 가까이 할 수 있게 되었다. 요즘 말로 하면 덕업일치(*좋아하는 것이 곧 직업이 되는 것)가 된 것이다. 그 안에서 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볼 수 있기도 했다. 코로나 시대에 유행한 등산 열풍에 작가의 잡지사가 바빴다는 것, 그 이후 유행이 저물면서 회사가 휘청할 뻔 했다는 것. 산에 대한 시선들이 시기에 따라 바뀌는 이야기를 보며 요즘 유행이라는 것들을 다시 바라봤다. 그리고 유행은 지났어도 그걸 꾸준히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한 모습을 떠올려봤다. 애정이 있기에 누군가에게 흔들리지 않고 계속 좋아하는 것이겠지.

 

어릴 아버지가 가끔 일요일 아침에 근처 산으로 데리고 가곤 했었다. 어린 나는 일요일에 늦잠을 자고 싶었다. 아버지는 그런 나를 억지로 산에 데려가셨다. 초입부터 투덜거리며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중얼거렸다. 아버지는 그런 나를 자유롭게 두신건지 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나를 계속 앞선 채로 산을 오르셨다. 정상까지 기억은 없었고 중턱 약수터 정도까지만 오르고 내려왔다. 이후, 나도 완강히 거절하는 힘을 기른 나이가 됐고 아버지도 힘에 부치신 건지 다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 산에 대해 조금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아버지와 갔던 산에 다시 가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