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임이랑
- 출판
- 코난북스
- 출판일
- 2019.03.22
초반, 나는 작가가 내가 고등학교 시절 관심있었던 밴드의 멤버였다는 사실에 제일 먼저 놀랐다. 그 당시 좋아하던 아이돌이 심야 라디오 DJ였는데, 고정 게스트로 나오던 가수분이 있었다. 그 분이 보컬이라 노래만 몇 번 들어봤었지 구성원들을 잘 알지 못했는데 책에서 밴드명이 언급되길래 정말 놀랐다. 반가운 마음에 책에 더 끌렸다.
어느 날 작가가 마음의 병을 얻으면서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던 중 식물을 접하게 되었고, 식물에게 정성과 애정을 쏟으면서 내면이 회복되고 성장되는 것을 느낀다. 식물에게는 휴일이 없다. 그저 낮과 밤. 정확히는 해가 있는 시간과 달이 있는 시간만 존재하며 끝없이 이어진다. 그런 식물을 보살피기 위해서 인간 또한 부지런히 움직이게 된다. 그렇기에 오히려 안정감이 들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고 식물은 멈춰있지 않는다.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느리게 생명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식물의 ‘생명권’을 강력히 주장한다. 인간에게 맞춰 가지를 자르고 성장을 제한하는 것들이 ‘학대’라고 말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생명’이란 인간, 동물, 곤충 등의 범위만 생각했는데, 그렇게 넓은 범위까지 바라볼 수 있구나 깨달았다.
나와 ‘키운다’라는 동사는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어릴 적 식물을 가꾸는 일을 잠깐 하셨던 어머니는 나에게 작은 화분을 주시면서 한번 키워보라고 하신 적이 있었다. 책임져야 할 대상이 생긴 나는 그 나름의 노력을 했었지만, 애석하게도 내 손으로 시들게 해버렸다. 결국은 어머니가 다시 가져가셨다. 어머니의 손길에 점점 살아나는 모습에 약간은 서운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선인장도 키워봤다가 가시까지 썩거나 물 주는 것을 까먹어서 말라버리게 했던 전적도 있었다. 이런 나에게 식물을 잘 알고 키우는(나의 어머니 같은) 사람은 거의 마법사나 다름이 없었다. 이런 내 모습이 있기에 오히려 끌렸던 주제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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